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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만큼 주식에서도 중요한 복기


복기 : 바둑에서,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봄.




복기란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둑은 당연하고 영화, 드라마, 도서 등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지요. 그런데 주식에서는 그리 자주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주식에서도 참 중요한 단어인데 말이죠. 그래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주식 매매에 대해 복기를 해보았습니다.


"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설명해봐."

"그... 그냥.."

"바둑에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 웹툰 <미생>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웹툰 <미생>의 한 부분입니다. 장그래가 바둑을 배울 때 스승과 나누던 대화입니다. 위의 내용을 한 번 이렇게 바꿔볼까요?


"왜 그 종목을 매수했는지 설명해봐."

"그... 그냥.."

"주식에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종목을 매수하고자 할 때는 그 종목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그냥 매수한 종목은 '우연'하게 매수한 종목인데 그래서는 수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초보분들은 위의 내용이 공감되시나요? 저는 주식을 시작할 때 어떤 종목을 '그냥' 매수했었습니다. 단순히 저렴한 것 같거나 외부 요인만 보고 그냥 매수를 했지요. 매도할 때도 그저 수익이 좀 난 것 같아서 그냥 매도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식 투자를 하니까 배울 게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수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배울 게 없어진단다."



참으로 중요하고 무서운 말입니다. 배울 게 없어지면 실력이 늘지 않는 건 당연하고요. 그나마 지금은 어떻게 매수를 하고 매도를 할지 조금씩 감이 잡히긴 하는데,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일단 과거에 매수/매도했던 종목들에 대해 '복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복기를 통해 앞으로는 주식 투자(종목에 대한 매수/매도)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생각, 계획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저와 같은 실수를 했던 초보분들은 읽어 보시고 본인의 투자 원칙과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감(感)으로 매수하다.

느낌으로 매수한 것을 말합니다. "이거 오를 것 같은데...", "분위기 좋은 것 같아..." 이렇게 어떤 종목에 대해 느끼는 느낌을 토대로 매수했습니다. 이렇게 매수한 종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호텔신라 :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을 때, 이부진 사장이 주목받을 것 같았고 그럼 사장으로 있는 호텔신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었던지 주가가 4만원 대에서 8만원 대로 오르긴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의 내부요인이 아닌 외부요인으로만 가지고 판단하고 매수를 했기에 적정 가격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해서 전혀 분석하지도 않았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6만원 대에서 쉽게 매도를 했버렸습니다. 이후 주가는 8만 원을 넘어섰고요. 기업 분석을 잘했다면 아마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 신세계 : 호텔신라와 비슷합니다. 하남 스타필드 쇼핑몰을 가보고는 신세계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매수했었지요. 22만원 초반에 매수해서 26만원에 매도해서 수익은 났지만, 이후 주가는 33만원 근처까지 올랐습니다. 호텔신라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내재가치, 미래가치, 기본적 분석 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했기에 매도하는 것도 불안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매도했습니다. 그러니까 매수/매도 과정을 거치면서 배운 게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2. 남이 사라고 해서 사다.

지금은 알지 못하는 기업의 주식은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초기 시절에는 누군가 좋다고 하면 덥썩 물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특히 주식 투자를 진지하게 평생할 생각이라면 이런 매매는 정말 말리고 싶은 유형입니다. 이렇게 매수한 종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SK하이닉스 : 6만원 초반에 매수해서 정확히 8만원에 매도했습니다. 수익이 났으니까 잘한 것 같나요? 문제는 이 기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채 투자금을 지불했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모르고,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본적 없다는 것은 소중한 자금을 매우 불안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다 수익이 났을지 모르지만 이런 우연이 계속 되지는 않을 겁니다.


- 카카오 : 1차와 2차에 걸쳐서 매수/매도를 했습니다. 1차는 12만원 중반에 매수해서 14만원 초반에 매도했습니다. 1차는 수익이 났지요. 2차는 15만원에 매수해서 현재 마이너스 상태입니다. 카카오는 두 번에 걸친 수익 확률이 50%입니다만, 이렇게 매매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어떻게 될까요? 40%, 30%, 10%, 나중에는 -10% 이상 갈수도 있을 겁니다. 주식은 남이 얘기하는 운에 맡기는 시장이 아니니까요.



3. 잘 알지도 못한 채 대세를 따르다.

시장의 흐름과 상황, 트렌드를 따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세를 무작정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수익을 내는 종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핵심은 수익이 아니라 '공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셀트리온 : 생각만해도 아쉬운 종목입니다. TV CF에서 셀트리온을 보고, 수급을 확인하고, 상승장에서 대장주 같다는 생각을 해서 대세를 따르자고 해서 14만원 대에 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18만원 중반에 매도했지요. 지금 주가는 얼마하나요? 거의 30만원입니다. 대세만 따르면 더 낼 수 있는 수익을 못 낼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뉴프라이드 종목 같은 경우 대세를 따르려고 매수한 분들은 지금 행복한 분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세를 따르되 잘 알고 공부하자. 이게 핵심입니다.


- 감마누 : 9월에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던 종목입니다. 상승세를 보고 오를만한 종목이다. 대세다! 이런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20%까지 갔었지요. 결과적으로는 +2.54%에서 매도를 하긴 했습니다만, 아찔했던 종목입니다. 이 시기에는 매일 매일 상승하는 종목들을 눈여겨보던 시기였는데요. 얼마나 위험한 짓을 하고 있었던건지요. 한 탕 벌어보려는 심리가 작용해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경우입니다.



4. 실력도 없으면서 단타.

단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실력과 정보, 경험이 없으면 해서는 안될 매매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타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수익을 낼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유의미한 수익이 아니라면 오히려 시간만 뺐기고 마음만 피곤해지리라 봅니다. 단타는 아무나 하지 맙시다. 괜히 투자 습관만 안 좋아집니다.


- 티슈진(4.18%)

- 케어젠(0.47%)

- 한국항공우주(0.79%)

- 셀트리온헬스케어(0.54%)



대략 이 정도로 지난 매매 종목에 대해서, 잘못했거나 실수한 내용 위주로 복기를 해보았습니다. 저의 생각이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꾸준히 공부해서 실력을 높여야겠습니다. 개미들의 경우, 복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전한 투자 습관을 가진 투자자가 되어라."

- 워렌버핏



건전한 투자 습관이 형성되어 시장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원금을 손실보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자가 되기를 바랍니다.